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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 신기한 이들을 위한 가이드 - #3 수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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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 신기한 이들을 위한 가이드 - #3 수학

대칭,무한,랜덤 그리고 프로그래밍 2024. 12. 8. 14:19

 수학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전통적으로 자연을 예측하는 일은 '계산'이 담당했다. 계산이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현재의 상태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다. 현재의 상태 정보를 입력하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의 행성 궤도를 관측해서, 방정식에 넣으면 원하는 시기의 행성 위치를 알 수 있게 되는 형식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 수학적 계산은 어떤 상태에서, 어떤 전이 과정을 통해 특정 상태에 다다른다는 규칙의 연속이다. 2를 5번 더하면 0이라는 상태에서 10이 된다. 자명한 규칙을 정의하고 계산하면 우리는 어떤 결과값을 도출해낼 수 있다.

 

 우주의 작동은 이렇게 현재의 상태와 그 전이 과정으로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어려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너무나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야구 선수가 던져지는 공을 보고 본능적으로 예측해서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맞추듯이, 수학은  더 정확하게 공의 시작 위치와 속도 등을 고려하여 어떤 궤적을 그리며 날아갈지 계산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본질적으로 상태와 전이의 연속으로 설명할 수 있다.

 

 조금더 이 말을 풀어보자. 어떤 상태에서 어떤 전이 과정을 거쳐 다른 상태로 간다고 하면 우리는 이것을, 상태1 -> 전이1 -> 상태2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면 수학이라는 도구가 없었을때, 이 체계로 세상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모든 개별 상태에 그 고유의 이름을 붙이고, 모든 상태와 상태의 각각 개별 전이에 고유의 이름을 붙여서, 그 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상태에 각각의 이름을 붙이면 된다. 전체 상태의 수가 무한대로 많을 수도 있지만 상관없다. 그 전이도 마찬가지로 무한대이겠다. 모든 상태간의 전환의 조합을 각 전이라고 이름붙이면 된다. 그러면 이제부터 우리는 우주의 특정 상태에서 또다른 상태의 연속적인 전이를 이 상태와 전이의 조합으로 기록하여 남길 수 있게 된다. 상태의 조합도 다시 이름을 붙이면 된다. 전이의 연속을 또 이름붙이면 된다. 그저 모든것에 고유의 이름을 붙이면 심지어 이 세상이 노이즈로 가득해도 묘사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은 상태X 에서도 전이X에 의해 연결되어 상태Y로 바뀐 것 뿐이다.

 

 물론 이러한 전이 과정이, 랜덤에서 랜덤으로 무작위로 변화한다면, 예측할 수도 없고 분석할 수도 없고 그저 하나하나를 나열할 수 밖에 없다. 분명하고 쉽지만 너무나 종류가 많고 복잡하다. 무한의 전이 같은 것은 제대로 처리할 수가 없다. 단순화의 방법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전이가 각기 고유의 이름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어떨까? 그 전이에 특정한 공통 이름을 붙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세상을 조금더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상태A에서 상태B로의 전이가 전이AB라고 이름붙이면, 모든 상태와 전이가 각각 고유하지만, 상태1에서 상태2로, 상태2에서 상태3으로, 상태3이나 상태4로 가는 것이 동일하게 전이1추가로 묘사될 수 있다면, 이제 우리는 세상을 더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1에서 2로 가는 전이와, 2에서 3으로 가는 전이, 3에서 4로 가는 전이는 모두 +1 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할 수 있다. 더군다나 각 상태도 이런 기호 규칙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1,2,3,4,...식으로 단순한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나라의 국민 모두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민등록 번호를 부여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직관들을 가지고, 이 상태와 전이를 추상화시켜 단순화 할 수 있다. 상태와 다른 상태를 서로 다르다고 구별하고, 같은 상태는 묶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전이 과정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가는 전이 과정 중에 본질적으로 같다면 다른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다. 이렇게 '상태'와 '전이'를 체계화한 것이 바로 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중요한 원칙하에 설계되어, 이런 상태의 전이를 복잡하지 않게 기술할 수 있다.

 

 어떠한 원칙인가? 그것은 대칭이다. 상태와 전이를 단순하게 기술할 수 있도록 대칭의 원칙을 통해 정리하여 이를 기술할 수 있는, 변하지 않는 언어를 만들고 이 언어를 가지고 다른 것과 매핑해서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게 한 언어가 바로 수학이다. 수학은 그런 역할을 해낸다. 전체를 묘사하는 복잡한 것을, 손실없이 축약해서 단순화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

 

 조금 더 풀어보자. 좀 급작스러운 전개일 수도 있겠지만, 아래 그림은 A와 B의 중간을 C로 잡고 각 상태의 전이를 규칙화한 그림이다. 여기서 C는 우리 숫자의 0에, A는 -1에 B는 +1에 대비해볼 수 있다.

A는 -1, C는 -, B는 +1에 대응되는 숫자 체계와 동일한 기술이 가능하다

 

 다르게 비유해보면, 여기서 A란 '음'이며 B는 '양'이고 이것이 합하여 사라지는 그 중간을 아무것도 없는 '무' C로 본다. 그리고 각 상태의 전이를 나타낸다. 이런 단순한 체계 속에서, 기존 상태에 새로 발견된 전이를 추가하여 새로운 상태를 만들고, 이를 테면 C에서 A로의 전이를 동일하게 A에 적용하면 2A를 만들고, 이 과정들을 반복하면 숫자 체계가 탄생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가 탐구할 대상의 상태와 전이 모두에 고유의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일종의 축약된 이름으로 그 상태와 전이를 기술할 수 있다. 원래는 이 무한의 상태와 전이에 모두 사람 이름을 붙이듯이 고유 명사를 붙여야 할 판이었는데, 이제 그런 고민이 없다. C에서의 A로 가는 전이를 100번 반복한 것은 단순하게 -100의 상태라고 이름붙일 수 있게 되었다. 100에서 99가 되는 '1뺄셈' 전이는 본질적으로 99가 98이 되는 전이와 같다. 그것은 같은 전이이다.

 

 이렇게 아주 단순하게 정수와 덧셈 뺄셈이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이 복잡한 조합의 상태 전이를 이렇게 단순하게 나타내면 우리는 수많은 상태와 전이를 아주 효과적으로 기술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대칭 체계에 맞게 작동하는 세상이 있다면 이 수리 체계는 그대로 사용되어 기술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이 상태와 전이의 대칭 관계를 확장해보자. 덧셈을 적절히 정의해 곱셈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그 역 연산인 나눗셈이 탄생하고, 제곱을 만들면 그 역 전이인 로그가 탄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과 양의 대칭에서 각 상태의 전이를 정의하고 이것을 완성하기 위해, 즉 같인 전이가 만드는 상태를 확장하고 전이를 규격화해서 또한 확장하다보면 현대의 숫자와 연산 체계를 도출해 낼 수 있다. 한순간에 모두 그대로 유추된다.

 

 이 대칭이 가리키는 상태와 전이들은, 비유적이지만 전 우주의 상태를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원래 나타내고자 했던, 무한의 상태와 전이를 아주 체계적으로 단순하게 기술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국민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각자 이름을 불러야 해서 관리가 불가능하다시피 했는데 말이다.

 

 이 도구를 가지면 원래는 복잡하게 기술해야하는 세상을 그래서 매우 단순화하여 나타낼 수 있다. 더군다나 가장 큰 장점은 결과적으로 같은 상태와, 같은 전이를 통합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목적하는 바에 대해서 수학은, 상태와 전이라는 모습으로 기술해야할 우주를 훨씬 더 간단하고 통합적으로 기술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수학의 진정한 의미는 이런 단순한 체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몇번 반복해서 설명했지만, 그렇게 해도 아깝지 않은 수학의 본질이다.

 

 게다가 그 상태와 전이들을 통합해서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다양한 영감을 주게 된다. 달라 보이는 것들을 같게 만들어줌으로써 해석의 편의성을 높인다. 이렇게 하면 무한의 상태와 전이를 다뤄야하는 어려워 보이는 문제가, 단지 방정식 하나로 기술될 수도 있다. 제곱을 해서 음수가 되는 그 이전 상태를 추적해보면 허수가 나오게 된다. 그것들은 이 대칭 체계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또다른 상태들이고, 전이들도 그렇게 더 축약하고 역전이를 찾다보면 더 단순해지는 체계가 발명된다. 수학자들은 그래서 그런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수학은 대칭으로 만들어낸,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 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또 다른 블로그 글을 참조할 수 있다. https://infomath.tistory.com/5 )

 

 이제 우리는 우주의 이해가 '상태'와 그 '전이'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거기에는 어느 정도의 규칙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을 간략화해서 나타내는 방법이 수학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사실은 수학이 없이도 이것들을 따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어지러운 전환 그래프사이 에서 길을 잃고 말 것이다. 그래서 수학적인 사고는 이것들을 간결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이해 상에서 다음 단계로 들어가보자. 물론 수학 체계가 자연을 그대로 나타날 수 있는지는 또다른 질문이 된다. 하지만 상태와 전환과의 일관성을 믿는다면, 수학으로 그것을 단순하게 기술할 수 있는 점은 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