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 신기한 이들을 위한 가이드 - #4 고전역학/양자역학
수학이라는 도구를 갖고 있다고 해도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탐구가 별도로 필요하다. 이러한 탐구는 개인적으로는 우주를 동일하게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에 대해서 중요한 한계들을 상정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기하지 않는가? 그것을 계산하여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을 생각하면 우주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지금 진행되는 수많은 공학적인 창작, 이를테면 게임 세계나 대형 프로젝트가 어떤 것을 만드는데 고민이 있듯이 우주를 만들때 어떤 고민이 있을지를 예측해보면 이것이 큰 도움을 주리라고 예상한다.
또한 앞서 밝혔듯이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우주가 어떤 법칙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치더라도, 그것은 과도기에 불과할 것이고 그저 진실에 가까운 유사 이론을 찾아서 계산하게 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도 자명하다. 물론 조금씩 더 정확해지는 예측을 우리는 실생활에 사용해가며, 앞으로 더 정확한 이론을 향해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그러한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나 정황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필자가 또하나 논하고 싶은 바이다. 즉,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이 시뮬레이션의 공학을 디자인하는 사정을 알아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사정은 이론적인 관점에서 다시 정리해서 고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1. 고전역학은 어떻게 수학을 통해 자연을 기술한 것인가?
잘 알려진대로 고전역학은 20세기 이전까지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지금도 어지간한 문제는 고전역학으로 예측해낼 수 있다. 우리는 우주의 작동 원리를 꽤 많이 체계화시켰고, 상태와 그 전이를 단순화하여 어떤 상태든 적절한 방정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그리고 고전 역학들은 사물들간의 인과 관계를 미분 방정식으로 잘 묘사하고, 이 방정식을 풀어냄으로써 꽤 여러가지를 풀어낼 수 있다.
이를테면 누구나 배우는 뉴튼의 F=ma라는 법칙을 알면, 힘이 가속도라는 사실에 기반하여 힘을 일정하게 주었을때 속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계산할 수 있다. 그저 몇가지 가정을 통해 적분을 하면 된다. 그다지 우리의 직관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계속 밀면 속도가 올라가는데, 사실은 아주 정밀하게 계산하는 방법이 필요했을 뿐이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된다. 저 방정식만 가지고도 어떤 질량을 가진 물체의 모든 상태와 전이를 계산해낼 수 있다. 뉴튼의 놀라운 통찰력이며 수학으로 전개한 것이다. 이러한 운동관계도 매우 복잡하게 기술할 수 있었겠지만, 뉴튼은 모두 정리해서 저 하나의 방정식으로 통합시켰다. 그리고 가정만 맞다면 훌륭하게 수학적으로 세상을 예측하고 계산한다.
2. 양자역학으로 더 이해하기 힘들어진 수학적인 기술
그런데 21세기 들어서 생긴 양자역학과 그 결과들은 사람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양자역학이라는 주제로 여러가지가 최근 백여년간 과학자 집단에 의해서 밝혀졌는데, 이것들이 실제 우주를 작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은 널리 알려져있다. 이 양자역학을 통해 기존의 고전 역학들이 모두 세부 보정되었고, 원자폭탄이나 반도체, 컴퓨터, 레이저 등이 탄생하게 되었다. 자연을 상당한 정확도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이 양자역학이면 거의 충분하며 남은 것은 복잡한 계산 뿐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밝혀진 것이다. 아직 몇가지 의문점은 남아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충분히 예측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이 우주의 작동방식을 일반인들은 잘 납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양자역학의 초기를 이끈 거장 닐스 보어도,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도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다. 자연의 상상력은 인간의 것을 초과하기 때문에 인간이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거시세계에 익숙한 인간의 이성은, 이 보이지 않는 양자역학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인식 한계의 상황이 당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양자역학을 잘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게 우리는 게임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기괴한 가상의 세계가(어차피 내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안가는 관점에서는 동일한) 실제 우리 우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 양자역학의 핵심 지식
그러면 이 양자역학을 조금 이해해보자. 이 자명하지만 이해가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는 그래서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자연이 하고 있는 계산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연 계산이론(Computation of Nature Theory)을 만들어서 이러한 자연의 계산을 평가하고 그러한 계산의 밑바탕을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이 있다)
다만, 이 양자역학의 핵심 아이디어 중에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아래 두가지이다.
1) 길이나 시간 등이 연속적이지 않고 띄엄띄엄하다는 사실이다.
2) 양자 수준에서는 관측하기 전(다른 것과 상호작용)에는 확정된 상태에 있지 않고, 관측 후에야 확정된다는 사실이다.
(위 두가지 사실은 여전히 과학적으로는 논란의 대상이다 그것이 함의하는 방식과 해석하는 방식도 이견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좀더 단순하게 우선 끝까지 가보도록 하자.)
양자 역학의 세부 전개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내용을 대신한다.
https://infoengineer.tistory.com/category/%EC%96%91%EC%9E%90%EC%97%AD%ED%95%99
그러면 이 두가지는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사실 둘은 연결되어 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양자의 운동은 파동방정식에 의거한다. 예를 들어 전자의 궤도 이동으로 광자가 튀어나면 그 광자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확률 분포를 가지다가 관측되면 확정된다. 그리고 그것은 띄엄띄엄하게 관측된다.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에서는, 이를 테면 던져진 공은 우리가 보던 보지 않던 움직인다. 즉 상태의 전이가 어떤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정해져 있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국소성(locality)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미시 세계에서는 탄생한 양자가 그렇게 어떤 방향이 정해져서 날아가지 않는다고 묘사한다(코펜하겐 해석). 이 입자는 그저 나타날 확률을 가지고 존재하며 관측될 때까지는 그것이 확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대과학은 그런 양자들의 작동의 결합이 이 우주의 작동방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계산의 오차는 리처드 파인만의 표현에 의하면, 뉴욕에서 LA까지의 거리에서 머리카락 하나의 오차 정도로 예측할 수 있다. 현대 양자역학의 정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