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의 대칭성과 프랙탈의 유사성
생물체는 대개 패턴 혹은 대칭성으로 부를 수 있는, 규칙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흙이나 먼지의 배열에도 일부 규칙성이 없지는 않으나, 생물의 것은 그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순화해서 이야기해보면, 그 원리는 프랙탈과 동일하다. 그 기저에 있는 단순한 기계적인 원리가(세포 분열과 성장), 수백만, 수억번 반복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이 프랙탈과 같은 원리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프랙탈은 단순해 보이는 원칙의 어마어마한 반복도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면서도, 확대해도 축소해도, 그 원칙의 반복이 자기 닮음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생명에서는, 이러한 법칙이 변형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대칭이 깨지고 패턴이 이상하게 보이게 된다. 생명체가 배우자를 선택할때 대칭의 모습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순한 법칙의 반복이 보여주는 패턴이 깨졌다는 것은, 애초에 단순한 법칙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 어긋남을 전체 패턴과 대칭의 어긋남으로 진단할 수 있다.
프랙탈의 가장 유명한 경우 중 하나인 망델브로 집합은 아래의 수열을 거듭해도 발산하지 않는 복소수 c의 집합이다. 수열의 전개란 반복을 의미하며, 그 수많은 반복에 의해 각각의 복소수 값 c가 평가된다. 즉 c가 들어간 값을 가지고 그 규칙을 반복 실행하게 된다. 그러할 때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프랙탈이다.

망델브로 집합 외에도 logistic function이 보여주는 패턴도 마찬가지다. 모두 단순한 법칙의 오랜 반복이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한 탐구의 예시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자연에 흔하게 나타나게 된다.
물론 원자나 분자 수준의 법칙들도 이러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그런데 더 쉽게는 생명에서 이러한 것이 관측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미시 세계에 있는 일정한 패턴들이 엄청난 횟수만큼 반복되면서 각각의 규칙들이 시각화되어 드러난다. 그리고 그곳에는 언제나 확대해도 축소해도 비슷한 모습의 규칙과 대칭성을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알게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이러한 단순한 법칙과 엄청난 반복이 보여주는 결과물들을 자연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카오스나 프랙탈이 연구해야 할 것도 이런 대상이 되겠다. 어떤 단순한 법칙의 반복이 어떠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런 특성은 무엇인가? 어떤 분류를 지니는가?
이러한 이해가 바로 생명과 사회, 그리고 역시 어떤 법칙 체계하에서 움직이는 이 자연과 수학 체계에서의 이해를 확장하는 기초가 되지 않겠는가. 단순한 신경세포의 거대한 연결과 반복이 지능이라는 창발성의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점도 비슷하다. 많은 비밀들이 바로 이 구조에 숨겨져 있고, 카오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수십년간 다루어져오고 있다.